은행·소비자금융·카드 업종을 분석할 때, NCO(Net Charge-Off, 순상각)는 실적과 주가 변동을 설명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NCO는 부실로 상각 한 금액에서 회수액을 뺀 순손실을 뜻하며, 통상 NCO 비율(순상각 ÷ 평균 대출잔액)로 모니터링합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나쁜 채권의 양”이 아니라, 신용사이클의 단계, 충당금(Provision)과 이익의 레버리지, 경영진의 보수/공격성까지 비춰 주는 렌즈입니다. 정의만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순상각(NCO)은 총 상각(Gross Charge-Off)에서 회수(Recoveries)를 뺀 값이고, NCO 비율은 이를 평균 총대출로 나눈 비율입니다. 미국 기준으로는 연준·FDIC 통계, 기업 10-Q/10-K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대표 지표입니다. 이 글에서는 (1) 개념·계산·신용사이클 맥락, (2) 실전 분석 프로세스와 재무 항목 연결, (3) 포트폴리오별 리스크·전략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NCO가 오르면 무조건 나쁘다/내리면 무조건 좋다”는 식의 단순화는 위험합니다. 왜 상승하는지, 속도·구성·커버리지와의 괴리가 무엇인지까지 함께 봐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1) 개념·계산과 신용사이클: NCO로 경기와 은행의 맥박 읽기
1. NCO의 정의와 계산
- 순상각(NCO) = 총 상각(Gross Charge-Off) − 회수(Recoveries)
- NCO 비율 = NCO ÷ 평균 총 대출(또는 평균 대출·리스) × 100
- 단위: 연율(Annualized)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으며, 분기 데이터에 4를 곱해 연율 화합니다.
- 의미: 해당 기간 동안 실제 현금 손실로 인식된 대출 손실 규모. 기업은 손실을 **충당금(Provision)**으로 먼저 비용 화하고, 상각이 발생하면 충당금에서 차감합니다.
참고: Net Charge-Off는 기업·은행 분석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정의이며, 연준·금융기관들은 NCO 비율(기간 평균 대출 대비)을 함께 공시합니다.
2. 신용사이클과 NCO의 관계
신용사이클은 대략 (확장 → 정상화 → 악화 → 회복) 단계로 순환합니다.
- 확장기: 실업률 하락·임금 상승·소비 여건 개선 → 연체율↓, NCO↓, 은행은 충당금 환입 또는 최소 적립.
- 정상화: 팬데믹·특수 요인 등으로 지나치게 낮아졌던 손실이 장기 평균으로 회귀 → NCO↑(정상화)이지만 경고 신호는 아님.
- 악화기: 실업률↑, 금리 급등으로 상환부담↑ → 연체↑ → 상각↑ → NCO↑(가속), 은행은 충당금 대폭 적립.
- 회복기: 승인·심사 보수화, 취약 차주 정리, 경기 안정 → 연체·NCO 하락.
3. NCO vs. 연체율/충당금/커버리지
- 연체(Delinquency), 연체→부도→상각은 시간 지연이 있습니다. 연체율은 선행, NCO는 동행~약후행 지표로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 충당금(Provision) 은 기대손실에 대한 비용 인식(CECL 기준)으로 선행적인 성격이 있습니다.
- 대손충당금 잔액(Allowance)과 NCO의 균형은 커버리지(Allowance-to-NCO, Allowance-to-Loans)로 확인합니다. 커버리지 < NCO의 추세적 상승이면 향후 추가 적립 가능성이 큽니다.
4. 평균 회귀(Mean Reversion)와 포트폴리오별 민감도
- 신용카드/소비자 대출: 금리·고용에 민감, NCO 변동폭 큼(정상화 국면에선 빠르게 상승).
- 오토·개인신용대출: 중간 민감도. 잔가·중고차 가격 영향(오토).
- 주택담보(모기지): 담보성과 장기 고정금리의 영향으로 NCO 낮고 변동성 제한적.
- 상업대출(C&I)/부동산 CRE: 업종·지역에 민감, 오피스·리테일 CRE는 공실·재융자 리스크에서 급변 가능.
5. ‘정상화’ vs ‘악화’ 구분하기
- 정상화: 팬데믹 특수 이후 비정상적 저점 → 장기 평균 회귀. 경영진 코멘트에 “Normalization” “Seasonality”가 반복되고, 연체→NCO 상승 속도가 완만.
- 악화: 실업·연체의 확산, 세그먼트 전반의 급등, 커버리지 부족, 가이던스 상향(나빠지는 방향) 이 동반.
→ 결론적으로, NCO의 수준(Level) 보다 기울기(Slope), 확산(Breadth), 커버리지와의 괴리를 함께 봐야 합니다.
2) 실전 분석 프로세스: NCO에서 손익·발표문·가이던스로 이어지는 체크리스트
NCO는 한 줄 숫자가 아니라 손익계산서·대차대조표·공시 코멘트를 엮어 읽어야 합니다. 아래 프로세스는 분기 실적 시즌에 은행/카드주를 점검할 때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재현 가능한 프레임입니다.
Step 1. 숫자 파악(요약표) — “수준·속도·확산·구성”
- NCO 비율: 전기·전년 대비 변화를 연율화 기준으로 비교.
- 속도(Slope): 2~4개 분기에 걸친 증감 추세.
- 확산(Breadth): 카드/오토/소액·중금리/중소기업/CRE 등 세그먼트별 동시 상승 여부.
- 구성(Mix): 회수(Recoveries) 기여, 일회성 대손(특정 대형 Borrower) 비중.
Step 2. 충당금·커버리지 싱크 확인 — “비용과 방어력”
- Provision Expense(대손비용): NCO의 상승을 선행·동행하며 얼마나 반영됐는가?
- Allowance(충당금 잔액): Allowance-to-Loans(총대출 대비), Allowance-to-NCO(연율화)로 방어력 점검.
- 가이던스: “신용 정상화” vs “악화 확대” 표현과 내년 NCO 전망.
Step 3. 수익성·자본과 연결 — “EPS 민감도·배당 여력”
- NIM/수수료 개선이 Provision 증가를 상쇄하는가?
- EPS 민감도: NCO 10bp↑ 시 Provision +X, EPS −Y 같은 감응도(Management Sensitivity) 제시 여부.
- 자본(CET1): 배당·자사주 매입 지속 가능성.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도 연결.
Step 4. 동행·선행 보조지표 — “연체·롤레이트·클레임”
- 30/60/90+ Delinquency: 롤레이트(roll-rate) 추세.
- Vintage: 특정 발급/취급 시기의 손실 곡선.
- 매크로 선행: 실업률·초과저축·신용카드 결제 연체, Initial Claims(실업수당청구) 등.
Step 5. 리스크 시나리오와 포지셔닝 — “나쁠 때 무엇을 할 것인가”
- 베이스케이스: 정상화 유지, NCO 완만↑, EPS 영향 제한적.
- 다운사이드: 실업↑·금리 높음 장기화 → 카드·오토 중심 NCO 급등, Provision 서프라이즈.
- 업사이드: 고용 견조·임금 성장 → 연체 안정화, 커버리지 유지 속 매크로 소프트랜딩.
실전 점검표(요약)
NCO 수준/속도 | 전기·전년 대비 급등? | 완만한 정상화 vs 급등 구분 |
확산/구성 | 특정 세그먼트 한정? | 카드에 국한·일회성인지 확인 |
충당금/커버리지 | Allowance 충분? | Allowance-to-NCO ≥ 1년치 방어 |
가이던스 | ‘정상화’ 톤 유지? | 상향(나쁜 방향) 빈번하면 경계 |
EPS 민감도 | Provision 감응치 공개? | 민감도 파악·시나리오화 |
선행지표 | 연체·롤레이트 악화? | 동행·선행과 싱크 확인 |
왜 이게 중요한가?
NCO는 EPS에 직접 연결됩니다. 대손비용은 Operating Expense로 바로 반영되고, CET1 자본과 배당 여력에도 영향을 줍니다. 같은 10bp 상승이라도 믹스(카드 vs 모기지), 커버리지에 따라 EPS 영향은 크게 달라집니다. 그리고 경영진의 “정상화”라는 한 마디는 주가 밸류에이션(멀티플)과 심리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3) 포트폴리오별 리스크·전략: 카드·오토·모기지·CRE를 다르게 본다
1. 신용카드(리볼빙·서브프라임 포함)
- 특징: 무담보·단기·변동금리 영향 → 민감도 가장 높음. 경기 민감 업종(레저·요식·리테일) 취약 차주에서 NCO 변동폭↑.
- 체크: (a) 신규 발급 빈티지의 손실 곡선, (b) 한도 사용률·롤레이트, (c) 회수율(Recoveries) 추세.
- 전략: 정상화 국면에선 NCO↑에도 수익성(수익률·리볼빙 이자)이 상쇄 가능. 반면 **실업↑·가처분소득↓**가 결합하면 Provision 서프라이즈 발생.
2. 오토 대출
- 특징: 담보 있지만 중고차 가격 사이클에 민감. 팬데믹 이후 중고차 가격 정상화 과정에서 LTV(담보인정비율) 높은 대출이 **NCO↑**를 유발할 수 있음.
- 체크: (a) 담보 회수율, (b) 중고차 경매지수, (c) 딜러 인센티브 변화.
- 전략: 중고차 가격 하락기에는 회수율↓ → NCO↑, 베어케이스 관리 필요.
3. 모기지(주담대)
- 특징: 담보성·장기·고정금리 비중 → NCO 낮고 안정적. 실업·강제매각 등 충격성 이벤트에서만 급증.
- 체크: (a) 지역별 주택가격지수(HPI), (b) LTV/DTI 분포, (c) 리파이낸싱 파이프라인.
- 전략: 경기 둔화에도 상대 방어적. 다만 CRE·세컨드리 리스크와의 교차노출 확인.
4. 상업·CRE(오피스/리테일/멀티패밀리)
- 특징: 임대료·공실·금리 재조달(Refi) 리스크. 오피스는 재택근무 여파로 구조적 약세.
- 체크: (a) 만기 벽(Maturity Wall) 규모, (b) LTV/DSCR, (c) 지역·빌딩 등급별 공실률.
- 전략: 집중 익스포저 여부가 핵심. 특정 은행·지역에 NCO 급등이 몰릴 수 있음을 염두에.
5. 거버넌스·리스크 관리 포인트
- 언더라이팅: 승인·가격·담보 요건 보수화 속도.
- 컬렉션/리커버리: 부실 발생 후 회수 역량(프로세스·IT·외부 파트너).
- 모델링(CECL): 시나리오 가중·매크로 입력 민감도, 모델 오차의 보수성.
- 자본정책: 배당·자사주 매입을 NCO/Provision 추세에 맞춰 조절하는 규율.
실전 운영 체크리스트(포지션 관리)
정상화 국면(완만한 NCO↑) | 포지션 유지/증액(우량·담보 중심) | 수익성으로 상쇄,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축소 |
악화 조짐(다수 세그먼트 동시↑) | 익스포저 축소·업종 분산 | Provision 서프라이즈·가이던스 리스크 |
다운사이드(실업↑·회수율↓) | 커버리지 낮은 은행 회피 | 추가 적립·자본 규제 리스크 |
업사이드(고용 견조·연체 안정) | 신용민감주 비중 확대 | 멀티플 회복·EPS 상향 모멘텀 |
핵심: NCO 단독이 아니라 연체·충당금·커버리지·가이던스·자본을 한 프레임에서 읽어야 합니다.
결론
NCO는 은행의 손익과 밸류에이션을 움직이는 ‘핵심 기어’입니다. 정의·계산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속도·확산·구성으로 변화의 질을 구분하며, 충당금·커버리지·가이던스와 연결해 해석할 때 실무적 가치가 생깁니다. 포트폴리오별 민감도를 감안해 카드·오토·모기지·CRE를 다르게 보고, 연체/롤레이트/회수율/매크로 선행지표로 보완한다면, 분기 실적 시즌마다 일관된 의사결정이 가능해집니다. 오늘의 체크리스트를 그대로 실적표 옆에 놓고, 같은 기준으로 같은 판단을 반복해 보시기 바랍니다.
FAQ
Q1. NCO와 연체율(Delinquency)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1. 연체율은 상환이 늦어진 대출의 비율(선행), NCO는 실제로 상각–회수 후 남은 손실(동행~후행)입니다. 연체가 먼저 오르고, 시간이 지나 NCO가 따라 오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Q2. NCO가 오르면 주가는 반드시 하락하나요?
A2. 아닙니다. 정상화 수준의 상승이라면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거나, Provision/수익성이 상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수 세그먼트 동시 급등 + 커버리지 부족이면 하방 압력이 커집니다.
Q3. CECL 회계 이후 NCO의 의미가 달라졌나요?
A3. CECL은 기대손실을 선제적으로 인식하므로 Provision의 선행성이 강화되었습니다. 다만 NCO 자체는 실제 손실 현금 흐름이므로 여전히 중요합니다.
Q4. 카드사와 은행의 NCO를 같은 눈금으로 비교해도 되나요?
A4. 안 됩니다. 포트폴리오 구조가 달라 카드 NCO는 구조적으로 높고 변동성도 큽니다. 세그먼트별로 동종업계 비교가 바람직합니다.
Q5. 분기마다 NCO가 출렁이는 이유는?
A5. 회수 타이밍·일회성 상각·시즌성(연말 소비, 세금 환급 시즌) 등의 요인 때문입니다. 연율화/4분기 이동평균으로 노이즈를 줄여 보세요.
Q6. 커버리지 비율은 어느 수준이 적정한가요?
A6. 정답은 없습니다. 포트폴리오 믹스·사이클 단계·경영진 보수성에 따라 다릅니다. Allowance-to-NCO가 하락 추세인데 NCO가 가속한다면 위험 신호로 봅니다.
Q7. 어디서 NCO를 확인하나요?
A7. 기업의 10-Q/10-K, 투자설명자료, 그리고 연준·FDIC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념·정의는 대표적으로 산업 교육 자료에서 동일하게 설명됩니다.